예로부터 한방에선 안색을 살펴보는 망진을 맥을 짚어 보는 맥진과 함께 발병원인을
캐는 중요한 수단으로 삼아 왔다.몸에 병이 들면 병색을 띠게 되고,그것은 특히 안색의
변화로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 면색공으로 불리는 안면홍조는 얼굴전체가
붉은 경우, 뺨부위만 붉은 경우,화장한 듯이 엷게 붉은 경우 등 여러가지 병증으로
구분된다.
한방에선 망진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병증인지 여부를 흔히 감별하게
되는데 대개 여섯가지의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외감풍열에 의한 안면홍조,즉 외부의 풍열사(한방에서 보는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중의 하나)가 안면피부에 침범하여 폐를 저해한 경우는 얼굴전체에 홍조를
띠게 된다.
이 병증에 걸리면 열감과 함께 한기를 느끼기도 하며 땀이 나면서 목구멍이 붓는
증상을 동반한다. 폐렴,독감등에 걸렸을 때 체온이 심하게 상승해서 일으키는 병증
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때는 안면부의 피부층에 쌓인 풍열사를 해소시켜 주는
한약을 투여해야 한다.
역시 외부의 나쁜 기운이 피부 깊숙이 침투해 들어가 심한 열을 일으키는 것으로
양명경열에 의한 안면홍조의 경우 얼굴 전체에 홍조를 나타내고 고열과 함께 진땀을
흘리게 된다. 그러나 이 병증은 외감풍열에 의한 안면홍조와 달리 한기를 동반하지
않는다. 열기를 씻겨내는 청열생진요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따뜻한 성질의 나쁜 열기가 혈관에 침투해 심신을 어지럽히고 얼굴까지 화끈거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열입영혈에 의한 안면홍조로 얼굴 전체가 붉어지고 특히 밤중에
발열과 열감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면서 혈관기능을
저해하는 나쁜 열기를 몰아내는 청영량혈요법이 바람직하다.
이밖에도 음하내열과 하양부월에 의한 경우,심장이 상한 경우가 있다.
음허내열에 의한 안면홍조엔 체내의 음기를 잘 다스려주는 자음렴양요법을 써야 한다.
하양불월병증은 음기를 억제해주면서 양기를 되살리는 한약재를 골라서 쓰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심장이 상한 경우의 안면홍조는 조금만 피로해도 얼굴이 붉어지고 입도 건조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폐경기증후군의 50대 전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몸이 무겁고,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엔 열기를 씻어주고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되찾게 해주는 청열안신요법으로 다스리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