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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연 원장님의 바늘은 날카로웠다. ㅎㅎ 진료과목 여드름
글을 여기다 쓰는 건데, 엉뚱한 데다 썼더군요. 괜히 글 찾느라 헤맨 청담점 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 우선 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번째 후기를 올립니다. 관계자들의 반응이 괜찮다면 계속 올릴까도 고민중입니다.

어쨌든 오늘은(아 이제 어제군요) 원장님 시술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청담점에는 (제가 알기론)원장님이 두분 계시죠. 제 담당은 청연이라는 호를 가진(위인전에서나 읽던 자신의 호를 가진 사람을 만나다니) 김진형 원장님입니다.

이거는 약간 별개의 얘기인데, 두 분 원장님이 매스컴을 많이 타시는데, 순서를 기다리면서 비치된 보도자료를 보니 청연 원장님은 신문쪽에 많이 나오시고, 다른 원장님은 여성지나 잡지 쪽에 나오는 비중이 많으시더군요. 신문사에 아는 동기들한테 물어물어보니 생활-문화 쪽에서는 한 유명하신 분들이랍니다.

제 말을 못 믿으시겠다면 바구니에 꽂혀있는 잡지말고 보도자료 파일을 열어 보십시오. 자세히 보면 두 분의 사진 포즈는 거의 비슷하십니다. 책상에 앉아서 왼쪽 45도로 카메라를 보면서 웃는 사진은 대부분의 어른들이 즐겨 취하는 포즈죠.

어쨌든 오늘은 극한의 고통을 요하는 원장님 시술일. 겪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날은 좀 다른 과정을 거칩니다. 일단 누운 뒤 얼굴에 마취 효과를 가진 무언가를 바르죠. 붓으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듯 제 얼굴에 덧칠하는 간호사에게 "효과가 확실한 전신마취 같은 걸 하면 어떻겠냐?"고 살짝 얘기하자, "안 된다"는 냉정한 대답과 함께 비닐을 덮어주더군요.

한 20분 정도 지났나? 원장님이 들어오면 온몸에 신경이 곤두서고 전율이 돕니다. 이 침이란게(사실 눈을 감고 있어 본적은 없지만) 날카로운 바늘이 여러개 박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걸로 얼굴을 골고루 문지르는데(적당한 표현이 없어서 이런 표현을 씀), 따끔한 것이 정말 예술입니다. 고통의 강도를 상-중-하로 나눈다면 상에 가까운 중상이라고 할까요?

특히 턱 부근이나 관자놀이쪽에 시술할 때는 저도 모르게 표정이 일그러지는 걸 느낍니다.(끝나고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어떤 여자분은 끝까지 아무 내색 안하고 참았다고 하네요.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얼굴을 한바퀴 돌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이 글을 읽고 비웃으시는 분들, 직접 겪어보시면 제 글에 공감할 겁니다.

끝나고 나면 원장님이 "아프셨어요?"라고 묻죠. "당연하죠.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라는 말이 목끝까지 오르다가도 "아니요. 그냥 살짝"이라는 답을 합니다. 뭐 아프다고 말해도 달라질 건 없으니까요. 이렇게 모든 과정이 끝난 얼굴은 마치 여름에 얼굴을 태양에 태운 뒤에 뜨거운 바람이 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여튼 살짝살짝 화끈거리는 느낌이 납니다.

다행인 것은 시술이 있는 날은 더 이상 아픈 과정(?)이 없다는 거죠. 집에서 바르는 외용제도 2~3일간은 안해도 되는 보너스도 있습니다. 그래도 "경과를 보고 시술을 하도록 하죠"라는 원장님의 말은 정말 무서운 포스가 느껴질 정돕니다.

뭐 그래도 지나고 나니 개운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네요. 이 글을 쓰는 건 다른 환자분들께 겁을 주거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자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냥 시술이 좀 아프다는 얘기를 하는 거지요. 여드름 없애기가 정말 힘들다는 걸 새삼 느끼며 이만 글을 맺습니다.

다음엔 좀 화창한 주제로 글을 쓸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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